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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구희아가 돌아왔다


구희아가 돌아왔다

시내에 자리한 조용한 주택가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

화장실을 차지하고 노래 연습 중인 희아 씨

울림이 좋고 거울도 있으니

연습실로 나쁘지 않을 듯하다

든든한 첫째 딸 가온이부터

귀여운 둘째 가비

뭘 해도 예쁜 막내딸 가민이까지

딸이 셋인 희아 씨

얼마 전부터 희아 씨에게

작지 않은 변화가 생겼는데

지난해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인기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인기상 총집합에서 대상까지 차지하며

평범한 주부 희아 씨는

일약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군산의 현모양처

스스로 자기 이름 앞에 붙인 수식어 구희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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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막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지금부터 몇 시간 동안은 자유

해방이다

20분을 달리고 걸어 도착한 건물

주중엔 출근도장을 찍는 곳이다

줌바 댄스를 하는 이곳은 희아 씨의 활력 충전소다

체중을 줄이려 든 차에

우연히 학원 간판이 눈의 띄어 시작하게 됐다

에너지를 발산하며 건강을 찾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희아 씨의 인생은

운동을 하기 전과 후로도 구분된다

세상이라는 무대로 나갈

마음의 근력도 여기서 키울 수 있었다

 

"(여기서) 제가 자신감을 얻어서

'전국노래자랑'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되고

많은 용기를 준 운동이에요

준바 안 만났으면 진짜

저는 군산에서 그냥 감춰져서

애 엄마로 애 키우고 그렇게 살 뻔했는데

줌바 덕분에 세상에 드러날 수 있게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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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영화과를 나와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중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 손님으로 온 지윤 씨를 만나

초고속으로 결혼했고

남편의 직장이 있는 군산에 둥지를 틀었다

일상으로 돌아온 희아 씨

집이 곧 일터다

매일 해도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바로 티가 나는 주부의 일

빨래는 기계가 해주지만

옷을 널고 개서 정리하고 일이 끝이 없다

결혼하고 아이 셋을 낳아 키우는 동안

시간이 쉽게 지나가진 않았다

1~2년 전까지도 수시로 찾아오는

우울감에 괴로웠던 날이 많았다

그때를 떠오르기만 해도

가슴이 욱신거리는데..

연고 없는 곳에서 시작한 결혼 생활

첫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이 왔고

두 살 터울로 딸 둘을

더 낳으면서 증상이 재발했다

이겨내겠다는 의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땐 동굴 안에 머물러 있는 거 같았는데

세상이라는 무대에 나오면서

마음에 그리워졌던 그늘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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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오늘은 일정이 있다

어딜 가든 나의 트레이트 마크

노란색 의상은 필수!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를 하려는 것

새로운 일에 발을 들여놓긴 했구나 실감이 난다

프로필 사진을 찍는 게 10여 년 만

오로시 나를 위해 마련되는 시간

주인공이 된 듯 마음이 설렌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세월이 가져다준 편안함 때문일까?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자유롭다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게

무슨 뜻인지 실감한다

기쁘고 감사한 이 순간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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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줌바 학원 대신 갈 곳이 있다

몇 년 전부터 생각은 하면서도

겁이 나서 미뤄왔던 일을 해볼 작정이다

대학생 때 당한 차 사고 탓에 운전에 겁을 냈었다

무대에선 대담해도

운전대 잡을 생각만 하면 긴장이 되나 본데..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시작이 순조롭다

운전을 배우는 일희아 씨에게 도전이다


 

운전석에 앉게 만든 동력은 구희아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면서 되찾은 자신감일 줄 모른다

이 도전에 성공하면

계속 달릴 힘은 또 얻을 수 있을 거 같다

필기시험에도 단번에 합격하고

장내 기능 시험에도

어려웠던 T자 주차 코스를 무사히 넘기고

한 번에 붙었다!

이제 도로주행만 남았으니 한고비는 넘은 셈

스스로 그어 놓았던 한계선을

마침내 뛰어넘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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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무대가 열리는 곳, 차로 3시간 달려왔다

원정팬까지 만나니

새 출발을 했다는 게 또 실감 난다

관객들에게 잊히지 않는 순간을 선사하고 싶다

고여 있던 에너지를 마음껏 표출한다

이 시간만큼은

아내도 우리 엄마도 아닌 가수 '구희아'

(에너지 넘치는 영상 보고 있으면 진짜 신나요

같이 웃게 되는데 사진으론 안 담기네요..^^)

넘치게 올라왔던 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활력 가득 채우고 돌아가는 마음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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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변산반도 채석강을 찾았다

여긴 희아 씨와 지윤 씨에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달콤하고 애틋했던 신혼 시절

아이들이 차례로 세상에 와서

부모로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아이들한테도 잘하고

남편한테도 잘하고

현명하게, 지혜롭게 그리고 무대에서만큼은

훨훨 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죠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은"

"가자"

돌아온 희아 씨

오늘도 행복하기로

결심한다

이번 주 인간극장

'구희아가 돌아왔다' 편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더 재밌게 봤습니다~

얼마 전 인간극장 '별난 여자 김선' 편도 그렇고

지금 현재 ''한 분들을

인간극장을 통해 알게 되네요 ㅎㅎ

아기 셋을 키우며

마음속 가득했던 무대의 간절함과 노래..

열정과 끼를 어떻게 감추고 사셨는지..

모든 병이 그렇듯 우울증.. 공황장애..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병들

고통도 겪어본 사람만이

공감하고 느낄 수 있기에..

제가 그 마음을 잘 압니다 ㅠㅠ

저도 아들 낳고 산후우울이 심하게 왔고

그게 심해져서 공황장애를 앓았아요

치유가 됐다가도 재발하기를 반복..

10년 동안 반복하며 지금은 만성이 되어

제 마음속 어딘가에 콕 박혀 떠나질 않네요

희아 씨는 '줌바'라는 운동을 통해

용기와 자신감을 얻고

숨겨져있던 끼를 발산하며

좋은 계기가 된 거 같아

보는 저도 뿌듯했습니다^^

희아 씨처럼 저도 필라테스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세상에 나갈 용기를 내어

10년 만에 강사로 일을 다시 시작했었는데..

너무 잘하고 싶었던 욕심에

다시 공황장애가 재발하여

원점으로 돌와왔어요..

오히려 그전보다 위축되어

긴장감과 불안이 배로 더 커진 거죠 ㅠㅠ

저도 어떻게든 세상과 부비부비 잘 살아보려고

이렇게 블로그도 하고

하루하루 바쁘게 움직이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와는 다르게 희아 씨는

무대를 즐기시고 노래하실 때

정말 행복해 보여 세상을 다 가진 분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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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감이 됐던 부분이

저도 운전에 대한 공포 때문에

아직 운전대를 못 잡고 있는데..

(20대 때 따놓고 운전대 한번 못 잡고 갱신함-.-)

차가 없는 불편함보다

마음의 긴장감이 더 커서 시도를 못하고 있었는데

희아 씨가 운전면허 도전하는 것을 보고

저도 운전 연습해 볼까.. 하는

힘이 살짝~~ 생기네요!

어릴 때 부모님의 부재..

산후우울증.. 운전.. 엄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희아 씨가 더 잘 됐으면 좋겠고

더 잘 사셨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 더 더 ~~ 승승장구하시길

앞으로 인생길이 꽃길이시길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